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새누리당 3선의 김용태 의원이 22일 탈당을 선언했다. ‘최순실 사태’ 이후 주요 정치인의 첫 탈당이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저는 오늘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당은 정당다워야 한다”며 “바른 정당은 국민과 공익을 앞세우며, 시대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이어 “시대와 가치 그리고 국가시스템의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대권 도전도 시사했다.
김 의원 역시 “새누리당을 나가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탈당과 정계개편에 불을 지폈다.
이어 그는 “뜻있는 분들이 새누리당 안에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 보시는 바와 같이 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했다.
또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주의 공적 기구를 사유화하고 자유 시장 경제를 파괴했다”면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할 건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 탄핵 추진과 관련해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며 “탄핵절차에 동의하는 사람과 같이하면서 탄핵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창당설’과 ‘국민의당 연대설’에 대해 “새로운 시대를 열 가치와 정책을 나누는데 있어 모두에게 열려있다”며 “다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아무하고나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써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28명으로, 당 소속 광역단체장도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비상시국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이정현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 즉각 사퇴 등 당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해왔다. 당 지도부가 이를 거부하자 최후의 수단인 탈당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두언·정태근 등 전직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 일부도 조만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대선 주자와 정병국·나경원·주호영 등 비박계 중진들도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상태다.
연쇄 탈당과 동시에 세력 규합이 이뤄지면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발 정계개편이 가시화되면 제3지대론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