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뱅킹그룹, 구제금융 이후 7년 만에 M&A 나선다

입력 2016-11-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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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은행 로이드뱅킹그룹(이하 로이드)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산하 신용카드 업체 MBNA 영국 사업부의 유력 인수기업으로 급부상했다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MBNA 인수가 이뤄지면 로이드는 7년 전 구제금융 이후 첫 인수·합병(M&A)을 하게 된다.

FT에 따르면 로이드는 MBNA 입찰에 나선 업체 중 가장 유력한 인수협상자가 됐다. 그간 미국의 사모펀드 서버러스(Cerberus)가 유력했으나 로이드가 협상에서 난제로 지적돼왔던 문제를 해결하면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소식통은 로이드가 더 매력적인 제안을 해, 서버러스가 최종 매각에 실패할 것으로 봤다. 앞서 로이드는 BoA가 지급보장보험(PPI)의 불완전 판매에 대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보상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거부하자 MBNA 입찰을 포기했었다. 그러나 BoA 측이 PPI가 고정자본 규모를 넘게 되면 매각자의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기로 합의하면서 재입찰에 나선 것이다. 앞서 BoA는 신용카드 자회사 MBNA의 영국 사업을 70억 파운드(약 10조2100억원)에 매각할 방침을 밝혔다.

로이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 경쟁업체인 HBOS를 인수했다가 위기를 맞았고, 결국 2009년 구제금융을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로이드에 M&A는 금기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대규모 구조조정과 정부가 보유 지분의 4분의 3 이상을 매각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수익성을 간신히 회복했다. 현재 영국 정부의 로이드 지분율은 10%가 안 된다.

로이드는 MBNA 인수를 통해 마진율이 높은 자동차할부금융, 무담보대출 등 사업을 확대해 저금리 기조에 타격을 받은 주력 사업인 모기지 사업 부진을 상쇄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로이드가 MBNA를 인수하게 되면 영국 신용카드 시장의 4분의 1 가까이를 장악하게 된다. 그러나 로이드의 계획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MBNA 인수가 로이드의 배당금 지불 능력을 잠식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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