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경제가 사람들의 생각보다 약하다”고 진단했다.
버핏 회장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진행된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약하다”면서 “물론 약하다는 의미가 취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발표된 올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가깝게 나온 점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버핏은 “모두 알다시피 3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2.9%로 나왔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베팅을 해야한다면 미국 상무부가 3분기 성장률을 하향 수정한다는 데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버핏은 미국 노동자층 평균 임금 개선에 미국 정책 초첨이 맞춰지면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견지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는 임금 불평등 격차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을 파고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포브스가 선정하는 400대 부호 재산은 1982년 930억 달러였지만 지금은 2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무려 25배가 급증한 것”이라며 미국 소득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주일에 40시간씩 일하고 투잡을 뛰는 좋은 부모이지만 사는 게 팍팍하다고 느낀다면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무엇이 잘못된 걸까’라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그러면 당연히 이 상황이 변하길 원하게 된다. 이에 많은 사람이 투표소로 가서 트럼프가 답이라고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자신과 같은 부자들만 잘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버핏은 “현재 경제 구조가 환상적이지는 못하다”면서 “이런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같은 정치 아웃사이더의 지지율 상승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선 기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던 버핏으로선 큰 입장 변화다. 그는 과거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만이 해답일 수는 없다며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가 저소득층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핏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나는 모든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고, 미국인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합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트럼프가 경제 정책에 도움을 청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버핏 회장은 “시민으로서 할 일 중 하나일 것”이라며 “어떤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렇게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