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빼고 가자”...신흥국, 중·러 주도 TPP 협상 추진안 부상

입력 2016-11-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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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의회 비준을 사실상 포기하자 참가국들 사이에서 미국을 제외하고 조기 발효하자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내년 1월까지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에 획득하기로 한 TPP 의회 비준을 포기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대선 여파로 TPP 비준 절차를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백악관에 통보했고,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도 현재로서는 더 진척시킬 방법이 없음을 인정했다. 공화당 밋치 맥코넬 상원 원내 대표는 지난 9일 “TPP가 연내에 의회에 제출 될 일은 확실히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일본 등 12개국은 세계 최대 무역협정을 목표로 TPP 협정을 타결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는 TPP 탈퇴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현재로서 TPP 협정 발효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TPP는 12개 참가국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의회가 승인해야 발효된다.

미국이 TPP를 사실상 포기하자 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를 앞두고 신흥국들은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TPP에 참여하는 신흥국들은 미국과 일본 등 거대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경제장관은 10일,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에서 협정이 발효될 수 있도록 조항 재검토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은 11일 일부 언론에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환태평양에서의 경제 협력 협정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등을 추가하는 방안까지 언급됐다.

호주의 줄리 비숍 외교장관도 “TPP가 진전되지 않으면 그 공백은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정상 회의 하루 전날인 19일 TPP 참가 12개국 정상 회의가 열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회의에서 TPP 틀 재검토가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세계적인 무역협상에서 미국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APEC 정상 회의에서 미국 대선 이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지난 10일 중의원에서 TPP 협상안을 비준 처리한 일본은 트럼프 당선인의 마음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인 17일 뉴욕을 방문해 트럼프와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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