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 TPP 사실상 포기...“세계 최대 무역협정 발효 절망적”

입력 2016-11-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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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의회 비준을 사실상 포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내년 1월까지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에 획득하기로 한 TPP 의회 비준을 포기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는 대선 여파로 TPP 비준 절차를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백악관에 통보했고,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도 현재로서는 더 진척시킬 방법이 없음을 인정했다. 공화당 밋치 맥코넬 상원 원내 대표는 9일 “TPP가 연내에 의회에 제출 될 일은 확실히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11월 미국 일본 등 12개국은 세계 최대 무역협정을 목표로 TPP 협정을 타결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는 TPP 탈퇴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현재로서 TPP 협정 발효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TPP는 12개 참가국 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의회가 승인해야 발효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가 개최되는 페루에서 TPP 참가국 정상들과 회담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대선 이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TPP를 아시아 중시 정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킨 오바마 행정부는 대선 후 임기 내에 의회 비준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벤 로즈 안보 부보좌관은 11일 기자들에게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미국의 무역은 차기 행정부에서도 중점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과제”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불공정한 무역협정 때문에 미국의 일자리가 없어졌다며 기존의 무역협정들을 재협상하고, 특히 ‘재앙적인’ TPP에서는 즉각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의 TPP 포기로 가장 타격이 큰 건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10일 중의원에서 TPP 협상안을 비준 처리했다. 그러나 미국이 TPP 탈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헛물을 켠 셈이 됐다. 이는 TPP를 일본 경제 회생의 핵심으로 삼았던 아베 신조 총리에도 치명적이다. 이에 아베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마음을 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전인 17일 뉴욕을 방문해 트럼프와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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