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의회 선거도 동시에 치러진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2년 만에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격전지에서 접전이 계속되고 있어 아직 예단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상원 선거 레이스는 그간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받아왔다.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곧 당의 지지율이었던 것. 선거 막판에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 좁아지면서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 가능성도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민주당은 상원 선거 자금을 투입하며 총력을 기울여왔다. 공화당 역시 막판에 상원 다수당 자리 사수에 주력하고 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전체 의석 100석 중 54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24석을 개선하는 반면 민주당은 10석에 그친다.
다만 사전 투표에서 격전 주에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히스패닉 유권자가 기록적인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을 점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여기에 공화당이 민주당 의석 확보를 노리는 네바다주에서도 히스패닉 유권자의 높은 투표참여율을 기록한 것도 민주당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현재 상원 선거 격전지가 지난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승리한 지역이고 클린턴이 우세를 보이는 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WSJ는 상원 선거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모두 법안 통과에 필요한 의석수(60석)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의 의석 구성은 의회와 백악관과의 관계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이 다수당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만약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이 차지하게 된다면 클린턴의 정책 행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클린턴이 당선되고 공화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된다면 그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늘어난다. 반대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된다면 정치적 행보는 순탄치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면 공화당이 백악관은 물론 의회까지 완전히 지배하는 형태가 된다.
다만 미국 유권자들이 그간 대선 후보와 의원 선거는 다른 당을 선택해왔다는 점에서 클린턴이 대선에서 이길 경우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WSJ는 2012년 선거부터 이러한 경향이 약해지고 있으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인종이나 학력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이러한 경향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