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D-1] 코미 FBI 국장, 대선 후폭풍 거세질 듯

입력 2016-11-0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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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막판에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방침을 밝혀 물의를 빚었던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대선 후폭풍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코미 FBI 국장은 6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사건 재수사 결과 불기소 의견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수사에 착수한 지 9일 만으로 대선을 이틀 앞두고 FBI가 서둘러 수사를 종결한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FBI 수사가 대선 전에 결론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었다.

코미 국장은 지난달 28일 클린턴이 정부 서버를 이용하지 않고 보낸 새 이메일이 발견됐다며 재수사 방침을 밝혔다. FBI의 예상치 못한 ‘폭탄선언’에 당선이 유력시됐던 클린턴 지지율이 떨어지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율이 오르면서 판세는 다시 불투명해지게 됐다. 여기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면 스캔들’ 수사기록을 공개하고 트럼프 후보의 선친을 칭찬하는 내용의 문건까지 공개하면서 FBI의 선거 개입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민주당에서는 공화당 출신인 코미 국장의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며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고 공화당에서도 정치 개입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특히 코미 국장이 미국 법무부의 반대까지 무릅쓰고 독자적으로 재수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게 됐다. 빌 버튼 전 백악관 부대변인은 “코미 국장이 정치적 재앙이라는 데 양당에 이견이 없다”고 비판했다. 코미를 FBI 국장에 지명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낼 정도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사는 (뭔가 있는 것처럼) 암시나 부정확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면서 “(범죄 혐의가 있다는) 구체적인 결정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의 임기는 2023년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임기가 보장된 그가 대선 이후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클린턴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와 상관없이 코미 국장은 자신의 평판은 물론 FBI가 초당파 기관으로서 대중의 신뢰 회복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됐다고 FT는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FBI가 클린턴에게 불리한 내용의 문건들까지 공개하면서 선거에 간섭하고 나섰지만, 최근 클린턴의 지지율이 회복세에 들며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서둘러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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