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불기소 재확인으로 클린턴에 유리한 판세로 전환…여전히 클린턴은 불안한 우세 보여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면서 클린턴이 백악관으로 직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6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재수사 결과 클린턴을 불기소한다는 7월 결론을 유지할 것임을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앞서 코미 국장은 지난달 28일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음담패설 영상으로 수세에 몰렸던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에 마지막 반격의 기회를 줬다.
그러나 FBI가 재수사를 펼치고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하면서 선거는 다시 클린턴에 유리한 판세로 전환했다. FBI는 ‘트럼프 랜드’로 불리는 등 편향 수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비판에 나서는 등 신뢰성이 의심받자 결국 꼬리를 내렸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그동안 트럼프 측에서는 FBI가 지난 7월 클린턴 불기소 결정을 한 것을 격렬히 비난했다. 선거가 끝난 후 코미 국장의 거취 문제도 이날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한때 트럼프에게 우위를 내줬던 클린턴은 다시 앞서기 시작했지만 지지율 차이가 한 자릿수에 불과해 불안한 우세를 유지하고 있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공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지지율은 48%로, 트럼프의 43%에 앞섰다. 이날 결과는 지난 1~4일 실시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다.
전국 여론조사를 집계해 평균치를 낸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에서 이날 클린턴의 지지율은 46.6%, 트럼프는 44.8%를 각각 기록해 두 후보 격차가 1.8%포인트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에 있어 부동표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서 실제 투표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여전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클린턴 당선 확률을 84%로 점쳤다. 이는 트럼프의 16%에 비해 다섯 배 이상 높은 것이지만 지난달 25일 93%로 정점을 찍고나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영국의 지난 6월 말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도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여론이 박빙의 우위를 보였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결과가 반대로 나온만큼 클린턴이 절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FBI의 불기소 방침에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집결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두 후보는 막판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고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스티비 원더, 본 조비 등 팝스타,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경선 당시 강력한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까지 스타군단이 총출동하는 물량전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는 지원군이 없는 상황에서도 6~7일 이틀간 무려 10개 주를 도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는 이 기간 미네소타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민주당 텃밭을 방문하는 등 역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