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등법원, ‘메이웨이’에 제동…브렉시트 무효되나

입력 2016-11-0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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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등법원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개시 시점이 한동안 미뤄지거나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영국 고등법원은 3일(현지시간) “정부는 ‘왕실 특권(royal prerogative) 아래에서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 측에 탈퇴 의사를) 통보할 권한이 없다”면서 “정부 주장은 ‘유럽연합법 1972’ 규정과 의회 주권의 근본적인 헌법적 원칙들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즉 EU 탈퇴 조약을 발동할 권리는 오직 의회에만 있다고 판결한 것이다.

지난달 지나 밀러 등 투자회사 대표들은 영국 정부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리스본조약 50조는 EU 회원국의 탈퇴 관련 규정을 담은 조항으로 이 조항을 발동하게 되면 해당국은 2년간 EU 회원국들과 관세 등 탈퇴 조건에 대해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메이 총리는 의회의 승인 없이 내년 3월 말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의회의 결정권을 인정하지 않되 브렉시트 협상안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한 발 양보했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메이 정부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고등법원의 판결로 ‘하드 브렉시트’가 아닌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가 아예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하원에 EU 잔류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국민투표로 결정된 사안인 만큼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신 브렉시트 절차 개시 시기가 3월보다 더 늦어지고 메이 총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브렉시트 협상 절차가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고등법원의 판결에 즉각 반발하며 대법원에 항소하겠다고 했다. 정부 대변인은 “영국 국민은 의회에서 승인된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면서 “정부가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영국 정부의 항소 결정에 따라 대법원은 12월 초 청문회를 시작해 내년 1월 초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에 이날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3%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약 3주래 최대 일간 상승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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