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메일 스캔들 의혹을 안은 채 대선을 치르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이메일 문제를 재수사하기로 한 가운데 이 수사가 대선일인 11월 8일(현지시간) 이후에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1일 보도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수사 관계자는 “대선일까지 이메일에 기밀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지 조사를 완료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달 31일, 최대한 빨리 클린턴의 이메일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클린턴의 이메일 의혹 수사가 늦어지는 건 65만 건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이메일을 조사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 중 중요도가 아주 높은 메일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대선일까지 특정할 수 있지만 자세하게 분석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다. 전 법무부 당국자는 WSJ에 “이런 종류의 수사는 원래 힘들고 일반 수사보다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FBI가 이번에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을 다시 수사하게 된 건 클린턴의 최측근인 수행비서 후마 애버딘이 단초가 됐다. FBI가 애버딘의 남편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의 외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압수한 컴퓨터에서 65만 통의 이메일이 발견됐는데, 그 대부분이 애버딘이 주고받은 것이었고, 그 중 클린턴과 관련된 게 수천 통이었다고 한다.
WSJ는 이메일 확인은 수사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며 수사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하거나 이메일 이외의 수색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지난달 28일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재수사 방침을 전하기 몇 시간 전,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이 반대의 뜻을 밝힌 사실이 전해졌다. 린치 장관은 사법 당국이 선거에 개입하는 행동을 취해선 안된다는 오랜 관행을 이유로 꼽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