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베이커휴즈 인수 이면에 이멜트 후계자 경쟁 있었다

입력 2016-11-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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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넬리 GE 석유·가스 부문 CEO 최후의 기회 잡아…전력 부문 스티브 볼츠와 경쟁 구도

▲로렌조 시모넬리 GE 석유·가스 부문 CEO가 6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포럼에 참석해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시모넬리는 베이커휴즈와 GE 석유·가스 부문 합병을 주도해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겸 CEO의 후계자로 다시 부상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

제너럴일렉트릭(GE)이 전격적으로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를 인수한 이면에는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있다고 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GE는 전날 베이커휴즈와 자사 석유·가스사업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GE가 베이커휴즈를 산하에 넣는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이멜트는 지난 9월로 GE의 수장에 취임한지 15주년을 맞았다. 수장이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든 만큼 이번 M&A로 후임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이멜트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는 로렌조 시모넬리 GE 석유·가스 부문 CEO가 꼽힌다. 그는 이번 M&A에 대해 “이 사업에서 강력한 힘을 창출해 장기간 고객과 주주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GE는 해당 사업 부문이 관련 M&A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시모넬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업계의 일치된 견해다.

올해 43세인 시모넬리는 30대에 철도 등 수송기계 부문의 CEO를 역임했다. 2013년 10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석유·가스 부문 CEO에 취임했다. 이멜트와 그의 전임자인 잭 웰치 모두 45세에 CEO로 취임했기 때문에 시모넬리도 ‘포스트 이멜트’ 유력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여름 이후 급격한 국제유가 하락으로 시모넬리는 타격을 받게 됐다. 웰치가 “리더층을 평가하는 데는 실적이 전부다”라고 말할 정도로 GE는 성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이멜트 후계자 경쟁에서 최대 시련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 3분기 석유·가스 부문의 매출은 2년 전에 비해 36% 감소했다. 영업손익에서 적자를 내지는 않았지만 이익도 거의 반감됐다.

그 사이 스티브 볼츠(54) GE파워(전력 관련) CEO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프랑스 알스톰 에너지 부문 인수를 지난해 11월 완료하고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화력발전소 운영 시스템을 일본 도쿄전력에 납품하는 등 이멜트가 주도하는 산업인터넷 전략을 꾸준히 현실로 옮기고 있다. 전력 부문 실적은 인수와 관련 사업 변경 등으로 과거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난 분기 매출은 그룹에서 선두였고 영업이익도 약 10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이었다. 수주는 전년보다 56% 증가했다. 이멜트가 “GE파워의 성장은 두드러지고 있다”고 칭찬할 정도다.

시모넬리는 베이커휴즈 인수로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후계자의 길에서 멀어지는 셈이다. 그는 “베이커휴즈는 예외적으로 우리와의 조합이 좋다”고 말했다. GE가 주로 각국 국영 석유업체와 다국적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면 베이커휴즈는 미국 셰일유기업들에 강점을 갖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새 회사는 약 12억 달러의 비용 절감과 약 4억 달러의 매출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단지 베이커휴즈는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난에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GE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GE는 전통적으로 후계자를 의도적으로 시련에 빠지게 한다. 웰치는 냉장고 대량 리콜사태가 일어났을 때 이멜트를 가전 부문으로 이동시켜 문제 해결 능력을 시험했다. 특히 베이커휴즈와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새 회사의 회장으로 이멜트가 내정됐기 때문에 시모넬리는 이번이 자신의 경영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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