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외국군 2년 뒤에 나가야”…연일 미국 향해 과격한 발언

입력 2016-10-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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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의 최대 동맹인 미국을 향해 과격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 강연에서 “외국군 부대는 2년 정도 뒤에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 “법의 지배하에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 앞서 방문한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이날 도쿄도 내 강연에서는 등거리 외교를 추구하면서 경제를 최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제 문제를 논의하고자 중국을 방문했다. 군사적인 일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방문으로 양국 관계를 개선하면서 총 240억 달러(약 27조2500억 원)에 달하는 경제 협력을 얻어냈다. 일본 방문에서도 인프라 개발 등의 협력을 받아냈다.

과거 필리핀 식민지였던 미국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막말을 퍼부었다. 이날 강연에서 “중국의 친구가 되고 싶다”며 “필리핀은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자신을 개에 비유하면서 “미국은 범죄자를 무는 것을 그만두지 않으면 먹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은 필리핀을 50년간 통치하면서 사치를 일삼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내 목숨을 잃어도 좋지만 우리의 존엄과 명예가 국제사회에서 짓밟히는 것은 허락하지 않겠다”며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지만 우리는 미국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테르테는 최근 미국에 대해 여러 차례 말을 바꾸면서 줄타기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중국 방문 직전에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필리핀에 복귀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시 일본을 방문하면서 강도 높게 미국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신문은 필리핀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각국에는 명확한 친중 또는 친미 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들 국가는 국제 정세와 국내 사정에 따라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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