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7년만에 '준 비상경영'…임원 1000명 급여 10% 삭감

입력 2016-10-2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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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26ㆍ27일 3분기 실적 발표…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할 듯

▲현대ㆍ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7년만에 ‘준(準)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달부터 그룹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 1000여 명이 급여 10%를 자진 삭감한다. 글로벌 시장 위축과 내수 부진에 따른 업황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영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5일 “현재 계열사 임원들이 임금 10%를 자발적으로 삭감하는 의사결정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번 달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급여 삭감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이후 7년 여만이다.

이번에 임금 삭감에 참여하는 임원 수는 1000여 명으로 임원들의 임금 삭감은 1단계로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또한 경상비용을 20% 이상 줄이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일반경비부문에서는 해외출장 시 단거리 노선에 대해 이코노미석을 의무 사용하도록 하고, 업무용 차량을 대폭 축소하고 배차 기준도 강회된다. 업무시간 중 셔틀버스 운행 중지, 파손을 제외하고는 사무비품 교체 중단 등도 예상된다.

이밖에 전기료 등 에너지비용 20% 이상 절감과 불필요한 외부 용역 컨설팅 대폭 축소, 연월차 50% 이상 의무사용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세부 지침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직계열화된 현대차그룹의 위기는 주력인 자동차 부문에서 시작됐다. 올해 1∼9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8% 줄어든 562만1910대에 그쳤다. 이같은 마이너스 성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18년만이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국내외에서 347만9326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인 501만 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3개월 동안 154만 대의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

현대차 입장에게 내수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올 들어 9월까지 내수 판매가 48만26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하면서 침체를 겪고 있다. 급기야 지난 14일 국내영업본부장을 교체했다. 부진한 내수 판매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곽진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을 대신해 후임으로 이광국 워싱턴 사무소장(전무)을 임명했다.

그나마 미국, 유럽에서 선전한다고 해도 중국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셌다.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 침체도 지속되고 있어 해외 판매도 전망이 밝지 않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차는 오는 26일과 27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양사의 실적은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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