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테스코 가격인상 논란 일단락…“브렉시트 여파, 전초전에 불과”

입력 2016-10-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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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소비재기업 유니레버와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의 제품 가격인상을 둘러싼 신경전이 일단락됐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양사는 이날 동시에 성명을 내고 앞서 논란이 됐던 가격인상 논쟁을 원만하게 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업체 모두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논쟁을 해결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유니레버 측이 최소한 일부 제품에 대해 당초 원했던 가격 인상 합의를 얻어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유니레버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파운드화 가치 급락을 이유로 테스코를 비롯해 영국 주요 유통업체들에 마요네즈에서부터 아이스크림, 비누, 샴푸 등 전 제품에 대한 판매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유니레버는 파운드화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입물가가 올라 수입 원료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유니레버는 프록터앤갬블(P&G)에 이어 세계 2위 소비재 제조기업이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유통업체들에 요구한 인상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평균 10%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전날 테스코는 가격 인상 요구를 거부하며 유니레버의 전 제품을 테스코 웹사이트에서 빼버렸다. 하지만 이같은 강경조치가 내려진 지 하루 만에 양사는 가격 인상 분쟁을 일단락지었다. 테스코와 함께 유니레버로부터 판매가격 인상을 요구받은 영국 2위 유통업체 제이세인스버리는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유니레버와 테스코의 가격인상은 브렉시트 이후에 일어날 분쟁의 전초전에 불과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실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시민이 브렉시트 여파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은 환율이었다.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5% 추락했다. 그러나 파운드가 추락하면서 수출경쟁력은 높아지고 관광산업이 활기를 찾으면서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입업체 입장에서 파운드화 가치 하락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파운드 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수입물가는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기준 수입원료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3% 뛰었다. 수입원료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는 있어 이제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파운드 가치 약세가 계속된다면 영국 소비자들 주머니 사정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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