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 장비·서비스 기업 후지쯔가 영국에서 직원 1800명을 감원한다고 11일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후지쯔는 성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변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국의 인력을 구조조정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영국에서만 총 1만400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 중 10% 넘는 인원을 감원하겠다는 뜻이다. 후지쯔는 이미 지난주 핀란드에서 4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후지쯔는 이번 감원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정부는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로 영국 내 자국 기업의 운영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후지쯔는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흐름이 바뀐 IT 서비스 시장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물론 최근 급부상하는 스타트업과 IT 공룡 아마존의 웹서비스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후지쯔는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조직의 슬림화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고객에게 더 부응하는 서비스로 변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후지쯔의 대규모 감원은 영국 노동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인 유나이트더유니온의 이안 통크스는 후지쯔의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면서 “이번 감원이 영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갑작스러운 타격으로 다가올 것”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후지쯔의 결정은 결코 영국 경제에 호재가 될 수 없다”면서 “가뜩이나 생산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역외로 돌린다는 뜻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