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폰 40% 공급…삼성 효과에 경제성장 가속화했으나 갤노트7 파문으로 물거품 위기
삼성은 베트남 북부 박닌 성에서 대규모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7년 전만 해도 이곳은 전통적인 쌀 공급지였으나 삼성의 스마트폰 공장이 들어서면서 호치민 시에 이은 베트남 제2의 수출기지로 부상했다.
57세의 한 박닌 주민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들어오면서 우리의 삶은 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 전만 해도 평범한 농부로서 양계장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으나 지금은 삼성 공장 근로자들에게 방을 임대하고 식료품을 팔면서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올해 수입은 6만8000달러(약 7540만 원)인데, 이는 베트남 주식중개인 연봉보다 많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그 자회사들은 박닌에서 젊은 근로자 4만5000명과 수백 개에 달하는 외국 부품공급업체까지 먹여 살리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박닌 통계청에 따르면 2011~2015년 약 2000개의 호텔과 레스토랑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지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베트남 평균의 세 배에 이른다. 또한 지난 6월까지 박닌 성에는 856개의 외국 기업이 총 119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그 중의 절반 이상이 삼성과 관련됐다. 현재 외국인 투자는 박닌 성 GDP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박닌의 한 관리는 “삼성의 투자는 박닌이 아니라 베트남 전체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며 “베트남의 산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원래 인력이 풍부한 중국을 주요 생산기지로 삼았으나 고급 기종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둔화하면서 이윤 확보를 위해 인건비가 더 저렴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다각화했다. 삼성은 베트남에 지금까지 15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약 330억 달러를 수출해 베트남 최대 수출업체로 부상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삼성이 들어오기 전 베트남의 휴대폰과 기타 통신제품 수출은 총 5억93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삼성은 20억 달러를 들여 박닌에 두 번째 스마트폰 공장을 건설해 지난해 2월부터 완전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인근 타이응웬 성과 호치민 시에도 공장을 갖고 있다. 이들 공장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총 13만 개에 이른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는 스마트폰의 40%를 공급한다. 그만큼 베트남도 삼성과 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체가 된 셈이다. 지난주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삼성이 관세청에 결함이 있는 갤럭시노트7 재수입, 한국으로 다시 수출할 교환제품과 관련해 세금 면제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