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내 구두에 대한 관심? 신경 안쓴다”

입력 2016-10-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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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니스타’ 평가

▲총리직에 취임 직후 7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났을때 신은 호피구두. 메르켈 총리는 검은 단화와 대조를 이룬다. 사진=AP뉴시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패션 감각은 유명하다. 메이의 이름 뒤에는 ‘제2의 대처’와 함께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다. 7월 메이가 25년 만의 첫 여성 총리에 지명됐을 때도 주요 외신들은 그의 주요 이력만큼이나 스타일에 스포트라이트를 쏟았다.

그의 패션에 대한 애정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메이는 2014년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인도에서 떨어졌을 때 반드시 가져갈 사치품으로 패션지인 ‘보그’ 평생 구독권을 꼽기도 했다. 2013년 영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환영식에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이른바 사이하이(thigh-high) 부츠를 신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보그는 메이를 ‘영국 정치계에서 가장 스타일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패션 센스를 자랑하는 만큼 그가 착용하는 아이템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의 중심이 되는 것은 물론 ‘완판 행렬’도 일어난다. 지난달 15일 메이 총리는 총리관저인 다우닝10가에서 런던패션위크 리셉션 파티를 열었다. 이 행사는 다우닝10가 안주인이 주최하는 오랜 전통이 있는데 올해에는 여성 총리인 메이가 직접 이 전통을 이었다. 행사 당일 메이 총리는 파머하딩의 120파운드(약 17만 원)짜리 셔츠를 입고 등장했는데 해당 셔츠는 곧바로 매진됐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3일(현지시간) 보수당 전당대회 참석차 버밍엄을 방문한 가운데 전당대회 인근 HSBC 건물 신축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AP뉴시스

메이 총리의 패션 아이템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다 보니 영국 언론들은 그의 패션 아이템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기까지에 이르렀다. 메이 총리는 2일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일정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영국 언론들은 그의 발언만큼이나 이날 메이가 전당대회에 신고 나온 ‘단화의 의미’를 해석하기에 바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가 신은 단화가 샤를리즈(Charlize)라는 브랜드의 215파운드짜리 단화라고 소개했다. 특히 텔레그래프는 신발 앞코 부분에는 쇠붙이 장식이 있는 디자인이라고 전하면서 이는 메이가 강철처럼 견고하게 브렉시트 협상을 해결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풀이했다.

장관 시절 치마를 즐겨 입던 메이가 최근 바지를 자주 입는다는 점을 집중 조명한 언론도 있었다. 영국 이브닝스탠더드는 힐이 아닌 단화와 함께 바지를 입고 성큼성큼 걷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도 여성 정치가로서 역동성과 신중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언론들이 정치적 행보보다 메이 총리의 패션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지적과 관심이 메이 총리는 부담스럽진 않을까. 그는 3일 영국 ITV ‘굿모닝 브리튼’에 출연해 신발 선택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세례를 받는 것에 대해 “자신의 신발에 대중이 집중하는 것이 흥미롭다”면서 “국민들의 이러한 관심은 내가 신발을 더 살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신경 쓰지는 않지만 왜 남성 정치인은 이러한 관심의 대상이 아닌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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