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평화에 이바지한 공로로 199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CNBC 등이 보도했다. 향년 93세.
CNBC에 따르면 페레스 전 대통령은 뇌졸중 치료를 위해 지난 13일 이스라엘 중부 텔아비브 교외의 병원에 긴급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가슴 통증으로 두 차례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페레스 전 대통령은 폴란드 태생으로 1934년 영국의 통치 하에 있던 현재의 이스라엘로 이주, 이스라엘 건국 이래 국가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며 중요한 정책 결정에 참여했다. 그는 두 차례나 이스라엘 총리를 역임했으며, 국방장관과 외무장관 등을 지냈다.
1959년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1993년엔 외무장관으로서 팔레스타인 측과 자치정부 출범을 이끈 오슬로 협정을 성사시켰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이츠하크 라빈 당시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뒤에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추구하는 페레스 평화센터를 운영하며 활동을 계속했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온건파 정치인으로 대통령 취임 후에도 평화 문제에 적극적인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국제적인 지명도와 인기를 유지했으면서도 정치인으로서의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평화에 반대하는 유태인 청년에 암살된 라빈의 후임으로 총리에 취임했지만, 팔레스타인 과격파에 의한 잇단 테러에 직면, 온건주의가 과격파에게 틈을 내줬다는 비판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