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보잉·에어버스 이란에 민항기 판매 승인

입력 2016-09-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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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자국의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의 이란에 대한 민항기 판매를 승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CNN머니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허가는 이란에 대한 서방 경제 제재가 해제된 이후 처음으로 미 재무부가 우선 제재(primary sanction)를 푼 첫 사례다.

CNN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보잉사의 109대, 에어버스의 17대 이상의 민항기 판매를 승인했다. 보잉은 미국의 회사지만 에어버스는 유럽 컨소시엄 회사임에도 이란 수출을 위해선 미국의 허가가 필요했다. 에어버스 항공기 부품 중 약 10%를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핵협상 타결로 표면적으로 대이란 제재를 해제했으나 미국인이나 미국회사의 이란과 교역과 금융 거래를 제한하는 우선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 기업과 거래를 원하는 미국 개인이나 기업은 미국 정부로부터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미국 정부는 항공기는 안보와 직결돼 있어 이란이 항공기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힐 때까지 항공기 수출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재무부가 발표한 성명에서도 “이번 허가는 수출 항공기가 여객기 용도로만 이용되며 재판매 될 수 없음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항공사들과 이들 항공기 제조사와의 계약 금액은 각각 250억 달러(약 27조 56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미국이 이란과 단교한 1979년 이후로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이란은 20년간 서방권의 경제 제재로 민항기 노후 문제가 심각해 248대 중 100대가 고장이 나 있다. 이란은 이 거래를 시작으로 10년간 400~500대의 민항기를 주문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의 대금 결제 방식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선제재로 현재 달러화나 미국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거래는 제재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은행을 통한 유로화 결제만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민항기 판매 승인으로 수십조 원에 달하는 계약 대금이 제한적인 방법이 아닌 정상적인 달러화로 결제되면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와 이란의 무역 대금 거래를 제한할 명분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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