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권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9) 씨를 국내로 불러들이기 위해 ‘여권 무효’ 등 강제 조치에 착수했다. 조사없이 기소 여부를 검토해온 검찰은 국내 전 재산 압류에 착수했다.
20일 관련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서미경 씨의 국내 전 재산 압류에 나섰다. 압류 대상에는 롯데 관련 주식, 부동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의 탈세 혐의와 관련한 추징과 세액납부 담보 목적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씨가 국내에서 보유한 부동산만 공시가격 기준으로 1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으며 수천억원의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서씨는 일본에 체류하며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사없이 기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서씨가 검찰 조사에는 불응하더라도 재판에 넘길 경우 출석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전 설명 없이 무단으로 재판에 두 차례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 법원은 통상 구속영장을 발부해왔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는 7일 외교부와 법무부에 협조를 구해 서 씨에 대한 여권 무효 조치 절차에 들어갔다. 여권이 무효가 되면 서 씨는 불법체류자가 돼 일본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
검찰은 또 일본과의 사법공조를 통한 범죄인 인도절차도 검토해 왔다. 앞서 검찰은 서 씨에게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를 했다. 서 씨는 검찰의 이같은 통보에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딸 신유미(33) 호텔롯데 고문과 함께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받는 과정에서 6000억 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 씨 모녀는 또 롯데시네마 극장 내 식음료 판매권을 독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 총괄회장을 면담했다. 조사는 1~2시간 가량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