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왈가왈부]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미 금리인상 대비용

입력 2016-09-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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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 들어 국고채 단순매입(이하 단순매입)을 한 번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2조8500억원 규모가 만기도래하면서 한은의 단순매입 보유 잔액도 12조7200억원까지 줄었다.

▲2016년 9월19일 현재(한국은행, 이투데이 추정치)
한은은 올해 단순매입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로 유동성 조절 필요 규모가 금년 들어 늘지 않았다는 점,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꼽고 있다. 아울러 향후 단순매입시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놓고 있다.

다만 한은의 설명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판단이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상황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계속된 점은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다.

실제 7월말까지만 해도 주요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들어서는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50년물 발행 이슈와 관련해 초장기물인 20년과 30년물 등이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13일 현재 30-10년간 금리차(스프레드)는 0.3bp까지 좁혀지며 2012년 9월28일 -1bp 이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
반면 유동성 조절 필요 규모가 줄었다는 설명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유동성조절규모가 지난해 2분기를 정점으로 줄고 있지만 올 1분기를 바닥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은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등으로 유동성 조절 필요규모(평잔기준)가 올 1분기 중 201조9000억원에서 2분기 중 202조4000억원으로 5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 순매각 및 통화안정계정(통안계정) 예치 규모는 올 1분기 각각 13조3000억원과 9조9000억원에서 2분기 14조6000억원과 1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RP 순매각과 통안계정이 전체 유동성 조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 1분기 중 각각 6.6%와 4.9%에서 2분기 7.2%와 5.6%로 상승했다.

단순매입이 RP 매매를 위한 담보채권 확보 차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한은이 의도적으로 이를 자제해온 셈이다. 아울러 지난해말 미 연준(Fed)이 금리인상에 나섰고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를 대비키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즉, 미 금리인상에 따른 장기채 금리 상승시 단순매입이라는 카드를 통해 이를 안정시키고자 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매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한은이 연내 단순매입을 할 수 있다고 밝힌 점 역시 Fed의 금리인상이 9월 혹은 연말로 코앞에 다가온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단순매입은 통상 국고채 20년과 10년, 5년물 중 비지표물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채권시장은 이를 재료로 장기물이 강세를 보여왔다. 과거 한은도 각종 보고서를 통해 단순매입을 위기시 시장안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혀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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