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당 피습 용의자 36km 도주…관제센터 CCTV가 끝까지 쫓았다

입력 2016-09-18 23:42수정 2016-09-19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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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제주서부경찰서)

연휴 기간 제주 성당에서 기도하는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중국인 용의자가 검거됐다. 피습 사건의 범인은 제주도 CCTV관제센터가 또 큰 공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오전 8시 45∼48분께 제주시 모 성당에서 중국인 관광객 첸모(50)씨가 기도 중이던 김모(61·여)씨의 흉부와 복부를 4차례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제주서부경찰서 형사1팀은 신고를 받자마자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영상을 검색했다. 다행히 CCTV 영상에서 용의자를 발견했다. 인상착의가 희미하게 찍힌 흑백사진을 낮 12시 33분께 제주도 안전관리실 산하의 CCTV관제센터로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CCTV 관제센터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용의자를 찾아 나섰다. 경찰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확보했다는 주변 CCTV 영상을 검색해 용의자 사진 6장을 추가로 확보했다.

사진에 나타난 용의자의 특징은 허리에 찬 전대와 흰색 운동화였다. 모니터 요원 30명은 대형 화면을 보면서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도내 868개소에 설치한 4360대의 CCTV를 실시간으로 차근차근 살펴나갔다. 1인당 약 145대의 모니터를 살펴야 했다.

드디어 오후 3시 51분께 한 모니터 요원의 눈에 용의자가 포착됐다. 서귀포시 보목어린이집 앞 있는 CCTV 화면에서 근처를 배회하는 용의자가 나타났다. 곧바로 112로 용의자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신고한 지 7분 만인 오후 4시 5분, 서귀포경찰서 중동지구대 경찰들이 용의자를 검거했다. 모니터링을 시작한 지 3시간 25분 만이었다.

용의자를 검거한 곳은 제주시에서 한라산 넘어 정반대 편에 있는 서귀포시였다. 사건 현장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가더라도 36.1㎞나 떨어진 곳. 도주 후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CCTV 모니터링만으로 이처럼 빨리 용의자를 검거한 것은 기록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CCTV관제센터는 지난해 현행범 검거 19건, 각종 사건·사고 예방 대응 3천970건을 처리해 도민의 생활안전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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