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 MBS 판매 관련…도이체방크 주가 8.5% 폭락
미국 법무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객들에게 부실 모기자담보부증권(MBS)을 다른 우량채권과 묶어 건전한 자산인 것처럼 판매한 혐의로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에 140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 것을 요구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도이체방크와의 법적 합의 협상에서 이런 벌금액을 제시했다. 이는 도이체방크가 법적 비용으로 미리 준비하고 있던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이며 이미 완충자본이 부족한 은행은 더욱 자금압박을 받을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의 키언 어보우호세인 애널리스트는 “도이체방크가 미국 측과 40억 달러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은행의 자본 포지션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가 이 소식을 최초로 보도한 전날 도이체방크도 미국 정부가 막대한 벌금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은행 측은 “법무부가 주장하는 수치는 어디에도 근거가 없으며 우리는 그런 주장에 응해 벌금을 낼 계획이 없다”며 “협상은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이전 합의에 비춰보면 실제 우리가 낼 벌금은 훨씬 적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도이체방크 주가는 이날 8.5% 폭락해 시가총액이 10억 유로 이상 증발했다. 주주들은 예상보다 막대한 벌금에 도이체방크가 유상증자 등을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재 도이체방크의 시총은 약 186억 달러다. 140억 달러가 아니라 40억 달러에 합의해도 시총의 약 5분의 1이 사라지게 된다. 도이체방크는 6월 말 기준 62억 달러의 법적 비용을 준비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