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건강 이상설, 미국 대선 앞두고 금융시장에도 불확실성 증폭

입력 2016-09-12 14:02수정 2016-09-1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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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주자 중 시장 친화적인 인물로 알려졌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클린턴 후보는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9·11 테러 15주기 행사에 참석했다가 갑자기 휘청거리며 차량에 실려갔다. 행사장에서 여성 수행원이 부축하는 모습과 자신의 검은색 밴 차량을 기다리면서 휘청거리는 장면이 담긴 모습이 포착되면서 클린턴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뉴욕의 기온은 섭씨 30도에 조금 못미쳤고, 습도는 40% 정도였다. 클린턴은 폐렴에다 폭염 속에 장시간 서 있으면서 더위를 먹고 탈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3개월래 최악의 매도 공세를 받아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은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클린턴은 지지율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약간 리드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나마 미국 정책의 파탄 등을 두려워하는 트레이더들의 우려를 덜어줬었다.

그러나 클린턴이 11일 행사장에서 폐렴과 탈수 증세로 갑작스럽게 퇴장하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리스크를 극복하고 순항하던 금융시장에 다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지난 9일 전날보다 2.5% 하락해 시가총액이 약 5000억 달러 증발했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클린턴의 건강 상태에 대한 억측을 자제했지만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동안 시장의 안정에 기여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클린턴의 건강 문제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RBC캐피털마켓의 전무 이사로 미국시장 담당 수석 전략가를 맡고 있는 조나단 골럽은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클린턴에 대해 “건강 상태에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물론 심각하겠지만 단기적 재료로서의 가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 캠페인에 대해 “확실한 것은 (클린턴과 트럼프) 두 후보 모두 70세 전후로, 2년간 돌아다니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세계 각지의 시장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이 추가 부양책 의욕을 잃고 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S&P500지수를 비롯해 신흥시장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영국의 EU 탈퇴가 정해진 국민투표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고, 달러는 가치가 오르면서 주간 기준으로 낙폭을 거의 회복했다.

존스트레이딩 인스티튜셔널 서비시스의 요세프 압바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클린턴이 현재 유력한 대권 주자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권자가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결정하는데에 클린턴의 건강 문제 비중이 높아진 경우, 시장은 정권 교체의 리스크 검토를 강요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오늘 일어난 일도 앞으로 더욱 주목을 끌 것은 확실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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