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동성결혼 합법화 진통…동성애 혐오 살인 월평균 3건

입력 2016-09-1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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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일부 지역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찬반론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국내 첫 동성결혼 소송에 나선 김승환(왼쪽)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와 김조광수 영화감독의 모습. (출처=영화 '마이 페어 웨딩' 포스터)

멕시코에서 전국적인 동성 결혼 합법화를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론자의 혐오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들어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11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수백 명의 동성애 지지자들이 이날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집회를 열고 메트로폴리탄 대성당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우리도 가족이다'라는 문구가 쓰인 펼침막과 '나는 당신의 가족을 존중하니 내 가족도 존중해달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전날에는 수도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성 결혼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흰옷을 입은 채 '아버지+어머니=행복한 가족'이라고 적힌 손팻말과 분홍, 파란, 흰색 풍선을 들고 평화 행진을 벌였다.

5000여 명이 집회를 연 베라크루스에서는 일부 동성 결혼 반대 시위자들이 동성애자 옹호 단체 회원들과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입씨름은 폭행과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6월 멕시코 연방대법원이 동성 간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이후 동성애를 혐오하는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만 동성 결혼이 인정받는 멕시코에서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동성애 혐오 범죄로 26명이 숨졌다. 월 평균 3명 이상이 동성애 혐오범죄로 목숨을 잃고 있는 셈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72명, 44명이 살해됐다. 최근 잦아들고 있지만 여전히 동성애 혐오범죄가 이어지고 있고 사망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콜롬비아가 올해 남미에서 4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보수성향의 가톨릭교도가 많은 중남미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추세다.

2010년 아르헨티나, 2013년 우루과이와 브라질이 동성 결혼을 허용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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