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못받는 해외공장 발만 동동…아시아~미주항로 운임 48% 폭등
한진해운 사태로 수출업체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외 선박의 가압류와 한진해운 선박의 입·출항 금지로 해외 일부 공장은 가동에 차질도 생겼다.
2일 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출업체의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대기업은 외국 선사와 계약을 맺거나 선사 교체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상당수 중소·중견기업은 재정적 문제 등으로 다른 대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대체선박을 찾는 중이지만 성수기라 예약 물량이 거의 꽉 찼고, 여유 선박을 구한다 해도 이미 일정이 지연돼 손실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운임도 급등할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업체의 이중고가 예상된다. 무역협회 중국지부는 현재 중국과 미국 롱비치를 오가는 노선 운임이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당 1200달러이나 이달부터 거의 두 배에 달하는 2200달러까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아시아-미주항로 운임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직후 약 1700달러로 47.8%로 올랐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중소·중견기업의 애로사항을 접수받으려고 무역협회가 1일 설치한 ‘수출화물 물류 애로 신고센터’에는 한진해운 사태 때문에 수입에 차질이 생긴 중소기업 A사의 지원 요청이 급하게 접수됐다. 이 업체는 유럽에서 한진해운 선박을 이용해 제품을 수입하는 곳으로,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면서 아직 선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선박을 찾고 있지만 바로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운송 지연에 따른 손실이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협력 관계에 있는 18개 물류기업(포워딩 기업)을 통해 대체선박을 수배하는 한편, 손해가 발생하면 정부에 긴급자금 지원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기계제조업종의 중소기업 B사는 중국 상하이 항만 측이 이 기업의 전시회 출품 제품을 실은 한진해운 선적의 입항을 거부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이 선박은 상하이를 경유, 스페인 등을 거쳐 국제 기계 전시 박람회 케이(K) 쇼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