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하루 수송 물량 컨테이너 2만5000대분 달해…아시아 수출 차질 불안 커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에 글로벌 무역 전체가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선사 중 하나인 한진해운의 공백에 화물중개인과 화주들은 선박 화물요금 급등 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 선박 확보에도 혈안이 됐다고 WSJ는 전했다. 아시와 화물중개업자들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미 선적과 관련해 새 주문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또 채권단으로부터 선박을 압류당할 위기에도 놓였다.
특히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은 아시아 수출이 가장 활발한 시즌에 일어나 더욱 큰 문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아시아 소재 화물중개업자들은 한진의 하루 수송 물량이 컨테이너 2만5000대분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루트인 태평양횡단 노선의 선적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 것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일부 선사가 지난주 일반화물 요율을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한 화물중개인은 “다른 선사 선박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워 미친듯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수건 등 가정용품 수입업자인 니나 루는 “한진의 재정적 어려움이 표면 위로 떠오른 이후 다른 선사들이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며 “운임이 너무 비싸다. 정말 미친 하루다”라고 푸념했다. 이어 “가격이 단기적으로 오른 것도 문제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선사 용량”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은 아시아와 미국간 화물운송의 약 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은 물론 글로벌 해운업계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무역 둔화에 따른 수요 악화에 고전해왔다. 특히 중국의 수출입이 위축된 것이 타격을 줬다. 일부 선사는 선박을 훨씬 낮은 가격에 팔아야 했고 결국 부도가 난 업체도 있었다.
한진은 선적 용량 기준 세계 7위 선사다. 파산으로 결정나면 해운업계 최대 규모 파산이 된다. 또 이렇게 되면 지난 5월 결성된 해운동맹인 ‘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도 축출될 수밖에 없다.
이미 이날 법정관리 신청으로 전 세계에서 한진의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상하이와 샤먼, 스페인 발렌시아 등 여러 항만이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진입을 불허했다. 한진 측에서 수수료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싱가포르 법원은 전날 용선료 체불에 따른 한 선주의 요청으로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한진 로마호’를 가압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