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업계의 갑작스런 추락…그 이유는?

입력 2016-08-3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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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차이나·시노펙·CNOOC, 상반기 순익 80% 급감…저유가·경기둔화·해외투자 실패 등 ‘3중고’

▲중국 석유 3개사 순이익 추이. 단위 억 위안. 앞에서부터 페트로차이나·시노펙·CNOOC. 2016년은 상반기. 출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 메이저 석유업체들의 실적이 갑자기 추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페트로차이나)와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 중국 석유산업을 대표하는 3개사의 상반기 총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급감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들 3개사 상반기 결산이 전날 모두 끝난 가운데 유전 개발을 담당하는 페트로차이나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보다 98%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판매와 화학이 주력인 시노펙은 순익이 22% 감소했으며 해양 유전 개발을 전담하는 CNOOC는 상장 후 첫 적자로 전락했다.

왕이푸 시노펙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의 장래에 대한 불안에 더해 중국도 (무리하게 높은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 ‘뉴노멀’로 접어들었다”며 “또 유가 침체도 장기화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어조로 말했다.

이들 3개사를 중심으로 한 석유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관 기업을 포함한 고용은 1000만 명 규모로 일본 자동차 산업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런 석유산업의 부진은 중국 경제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신문은 상반기 이어진 저유가 환경과 중국의 경기둔화가 실적 부진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상반기 원유 실세가격이 평균 36.5%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각사 주력인 원유 생산과 유전 개발 등 업스트리림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휘발유 등 정유 제품 내수도 부진했다.

여기에 해외투자 실패까지 겹치면서 석유업체들은 ‘3중고’에 시달리게 됐다는 평가다. 페트로차이나 등은 중국 경제 고성장이 이어진 2014년까지 세계 일류를 목표로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CNOOC는 올해 상반기 상각 규모가 103억 위안(약 1조7300억 원)에 이르게 됐다. 거액을 들여 인수한 캐나다 넥센 등의 실적 부진이 계속됐기 때문. 페트로차이나 관계자도 “거액의 평가손실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이들 3개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해외 투자 손실에 따른 상각 처리를 소규모로 해 앞으로 수조 엔이 넘는 잠재적인 손실 위험을 안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3개사는 올해 파이프라인 증설과 유전 지분 취득 투자를 고점 대비 40~50% 줄일 계획이다. 이는 플랜트와 철강, 기계는 관련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이들 업체는 안정적 고용을 중시해왔지만 이제는 구조조정이 시급한 경영과제가 됐다. 3개사 고용 규모는 총 260만 명으로, 도요타자동차의 8배에 달한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정규직 급여를 처음으로 감축했으며 올해는 헤이룽장성의 다칭유전을 중심으로 인원 감축을 시작했다. 시노펙도 조직 효율화를 위해 주력 유전인 산둥성의 성리유전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소비를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중국 정부의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국제유가에도 하락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페트로차이나의 왕이린 회장은 “점점 수출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 중국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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