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부결됐다. 지난 200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8년 만으로 노사는 다음주부터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 4만9665 명을 대상으로 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4만5777명(투표율 92.17%) 가운데 3만5727명(78.05%)이 반대해 부결했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서 도출 된 임금 인상안이 낮아 조합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 노조 집행부 견제세력인 현장노동조직이 이를 빌미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부결운동을 벌인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이날 소식지를 통해 "잠정합의 내용 중 임금성 부분이 부족한 점은 지부장으로서 조합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해마다 진행될 임금인상 투쟁에서 모자라는 부족분들을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사는 다음 주부터 교섭을 다시 해야 한다. 앞으로 2주일 안에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해야 추석 연휴 전 타결이 가능하다.
노사는 24일 임금협상에서 임금 5만8천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를 각각 지급키로 합의했다.
회사는 협상 교착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 쟁점이던 임금피크제 확대 요구안을 철회했다.
노사는 또 미래 임금 경쟁력을 확보하고 통상임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통해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노조는 올해 임협 과정에서 7월 19일부터 나흘 연속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여름 휴가 직후부터 매주 3차례 파업하는 등 모두 14차례 파업했다. 사측은 자동차 6만5500여 대, 1조4700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