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20만 명 이상 사망…의회 승인·국민투표 거쳐 최종 확정
지난 52년간 중남미 콜롬비아를 피로 물들였던 내전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4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분쟁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에 체결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지난 2012년 11월 아바나에서 협상을 시작해 거의 4년에 걸친 격렬한 논의 끝에 마침내 평화협정 체결에 이르렀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은 반군의 정치참여와 사회복귀, 내전 면책과 마약 밀매 근절, 농지 개혁 등 다양한 항목에서 합의를 이뤘다.
앞서 지난 6월 양측은 정전협정에 서명하면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FARC의 7000명에 이르는 반군이 그 다음 날부터 6개월 이내 유엔의 감시 아래 무기를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FARC는 1990년대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펼치는 등 위세를 떨쳤으나 최근 15년간 지도자 상당수가 사망하고 마약 밀매와 납치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커지면서 크게 세력이 약화했다.
반군 내부에서 평화협정을 비준하는 절차가 아직 남았다. FARC 지도자들은 콜롬비아 내 비밀지역에 야전사령관들을 소집해서 협정 세부사항을 설명하고 투표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FARC 내부에서 협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로 의회 승인과 국민투표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 동의안이 전체 유권자 약 3300만 명의 13%에 해당하는 430만 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공식 가결된다. 국민투표는 오는 10월 2일 열릴 예정이다.
지난 2002~2010년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반군 소탕작전을 주도한 알바로 우리베는 테러리스트에 굴복하는 것이라며 평화협정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주 여론조사업체 인버머의 설문조사에서 콜롬비아인의 3분의 2는 평화협정에 찬성했다. 그러나 이달 초 입소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반군 사면과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다수를 차지했다.
반 세기 이상 끌어온 내전으로 22만 명이 사망하고 700만 명 이상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떠나야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