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은행 석연치 않은 성장 비결은 ‘섀도 렌딩’...중국 경제에 새 뇌관

입력 2016-08-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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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부 중소형 은행들이 석연치 않은 재무제표 상의 성장을 연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은행들은 경기가 침체된 동북부의 도시에 몰려있다. 이곳은 공업지대의 고층빌딩들은 뼈대를 드러내놓고 있고, 잡초만 무성하다. 마치 유령 도시 같다. 이곳의 제철소는 수만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공사 현장에서는 크레인이 멈춰섰고, 창문이 깨진 건물 안은 거미줄로 뒤덮여있다.

하지만 이 도시에 있는 탕샨은행의 경우, 재무제표에는 이같은 암울한 현실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되레 이 은행은 156개 중국 금융기관 중 성장이 가장 눈부시고, 부실채권 비율은 0.06%에 불과하다. 또한 2년간 마진은 436% 증가, 자산은 1779억 위안(약 30조 원)으로 2014년 초보다 약 400% 늘었다.

통신은 이 은행은 섀도 렌딩 덕분에 이같은 놀라운 성장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섀도 렌딩이란 중견ㆍ중소기업들에 자금을 대줄 수 있는 제2금융권 대출을 말한다. 탕샨은행은 대출 잔액에는 나타나지 않는 수법을 사용해 성장하고 있는 중소형 은행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소개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향후 파산과 구제금융, 유동성 쇼크를 야기해 중국과 세계 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는 불확실한 리스크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허 슈안라이 애널리스트는 작은 은행이 자산 운용과 이재 상품을 포함한 이른바 투자채권(investment receivables)을 활용해 자본 확대와 대손 충당금을 쌓지 않고 융자를 늘리는 데 대해 “리스크 위에 쌓은 신기루”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은행의 진정한 자산의 질을 판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형태의 섀도 렌딩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가 26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2012년 이후 일련의 금융 상품 이용이 4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규모의 은행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은행은 작년 말 시점에 섀도 렌딩 상품을 2조3000억 달러 상당을 소유하고 있었다. UBS그룹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일부 은행이 이미 은밀하게 구제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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