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와 합작사 지분 매각 추진·미국과 영국 사업도 매각 방침…자체 생산보다 조달에 무게
일본 닛산이 배터리 사업을 접는다. 닛산자동차는 NEC와 공동으로 세운 배터리 자회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앞서 닛산은 지난 2007년 NEC와 함께 ‘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이코퍼레이션(AESC)’이라는 합작벤처를 설립했다. 이 업체는 닛산이 51%, NEC가 49%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닛산 전기자동차 ‘리프’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용 이온전지 점유율은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지난 3월 마감한 2015 회계연도에 366억 엔(약 4009억 원)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닛산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보다 전문업체로부터 조달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차량 가격 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닛산은 파나소닉은 물론 여러 중국 업체들과도 지분 매각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닛산은 미국과 영국의 배터리 사업도 매각할 방침이다. NEC도 AESC 지분 보유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차량용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닛산의 매각이 이뤄지면 글로벌 배터리업계 재편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이 처음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을 당시는 배터리 생산업체가 제한됐기 때문에 직접 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해야 했다. 지난 2010년 출시한 리프는 6월 말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대수가 약 23만 대에 달했다. 그러나 향후 본격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배터리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닛산만의 수요로는 양산 효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외부 업체에 생산을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닛산은 배터리 사업과 관련한 개발 비용과 인력을 차량 전기화와 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각국의 환경규제가 더욱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닛산과의 자본 관계가 없어지면 AESC도 다른 자동차 업체와 거래하기가 수월해져 생산효율과 가격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