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업계 엔고 쇼크…도요타, 올해 실적 전망 대폭 하향

입력 2016-08-05 08:26수정 2016-08-05 10:2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일본 자동차 업계가 엔고 역풍에 비상이다. 내년 3월 끝나는 2016 회계연도 실적 전망 하향은 물론 지속적인 비용 삭감이 불가피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집계 결과, 4일(현지시간)까지 발표된 일본 7개 자동차 업체의 회계 1분기(4~6월) 실적에서 엔고는 총 5000억 엔(약 5조5022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세계 판매 1위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는 엔고로 인해 영업이익이 무려 2350억 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4일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5524억 엔(약 6조60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6% 감소한 6조5891억 엔, 영업이익은 15% 줄어든 6422억 엔을 각각 기록했다. 순이익이 전년 수준을 밑돈 건 5년 만에 처음이다.

도요타는 엔고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전체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4% 급감한 1조6000억 엔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1조7000억 엔에서 낮춘 것이다. 매출은 8% 줄어든 26조 엔, 순익은 37% 감소한 1조4500억 엔으로 각각 전망했다. 1분기에 엔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전년 동기 대비 13엔(11%)이나 뛰면서 수출 채산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엔 상정 환율도 기존의 105엔에서 102엔으로 조정했다. 엔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경쟁력이 약화하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엔화로 환산할 시 그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

도요타는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을 전후로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비상대책을 가동했다. 영업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개발비를 효율화해 100억 엔을 삭감, 원가 및 간접비 등으로 수익 개선에 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사내에서는 일부 엘리베이터와 화장실 핸드 드라이어 사용까지 중단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시장조사업체 카노라마 재팬의 미야오 다케시 애널리스트는 “도요타 등 세계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일본 자동차 업체의 실적은 엔화 가치가 오르면 자동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현재 엔고 진행 속도는 최근 기억에 없을 정도로 급격해 경영 노력으로 커버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닛산과 혼다 역시 역시 엔고 때문에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6.1% 각각 줄었다. 다만 두 회사는 올해 실적 전망은 기존 수준으로 동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