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뜨니 VR… 지난주엔 정치인…정보 없어도 위험하지만 틀린 정보는 더 위험!
“테마주가 정말 많아서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개인투자자의 푸념처럼 주식시장은 ‘테마주’의 향연이다. 정치ㆍ경제ㆍ사회 등 분야별 이슈에 따라 하루에도 수차례 주가에 영향을 준다. 공시 말고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부 정보를 얻기 어려운 ‘개미’들에게 테마주는 수익성이 보장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는 현실이다.
최근 수많은 종목의 급상승을 유도한 이른바 ‘포켓몬주’의 경우를 보면, 증강현실 관련 정부지원사업을 수행 중인 한빛소프트가 한 주간 100%가 넘는 수익률을 보였고, 다날은 ‘포켓몬 GO’ 온라인 결제서비스 회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라고 알려져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그런데 이들 테마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속보다 허점이 많다. 한 기업은 ‘포켓몬 GO’ 열풍이 가장 강하던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기준으로 장중 한때 전일대비 두자릿수 상승폭을 그렸지만 회사 측은 보유 중인 기술은 증강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들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사실과 다르고, 실제 증강현실 관련 수익성에 영향이 없거나 주가 상승을 도모할 만큼 주력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물론 중장기적인 사업계획의 경우 외부로 공개할 수 없어 내부 사정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거짓이 사실처럼 둔갑해 해당 종목의 주가 상승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VR)에 대한 산업분석이 이제야 이뤄지는 상황에서 증강현실 기술과 관련이 있다고 무조건 장밋빛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열풍이 아닌 본질을 봐야 하는데 테마주라는 것이 투자자의 시야를 흐려 본질을 못 보게 한다는 설명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둘러싼 테마주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주 39.74%의 상승률을 보인 코이즈는 반기문 테마주로, 같은 기간 27.74%의 상승률을 보인 우리들휴브레인은 문재인 테마주로 둔갑했다. 코이즈는 반 총장의 고향에 공장이 있고, 우리들휴브레인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주치의의 아내가 최대주주로 있다는 이유인데 이 점이 해당 기업의 사업내용보다 과연 중요한 정보인지 궁금하다.
억지 테마주도 있다. 산업 간 연관성을 억지로 만들어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행태가 그렇다.
이런 허울뿐인 테마주는 단기적으로 매수, 매도를 유도해 건전한 자본시장 형성을 저해한다. 특히,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다음 날 하한가로 내리면서 하루 앞도 보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
테마주의 건전한 사용법이 정착되어야 한다. 주식시장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대내외적 정보를 통한 복잡다단한 곳이다. 정보가 없어도 위험하지만 실제와 다른 정보를 가지고 투자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테마주를 무조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지금은 연관성이 없어도 나중에 해당 종목이 산업을 주도할 수도 있다. 또 테마주의 급등과 급락이 주가 매수의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