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한달] 원/달러는 ‘진정’ㆍ채권은 ‘강세’…여진은 ‘ing’

입력 2016-07-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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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가결’은 당사자인 영국과 유럽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후 달러와 채권 등 안전자산의 몸값은 치솟았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당일 급등한 부분을 일주일이 채 안돼 회복했다. 주요국 채권금리도 충격에서 벗어나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다만, 우리나라 채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과 맞물려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25일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한달이 지난 현재 그 폭풍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과 유럽연합의 탈퇴 교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진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채권금리 최종호가수익률(자료=금투협)

◇ 외환, 각국 중앙은행 정책 공조에 진정세…여진은 계속돼 = 환율은 브렉시트 일주일만에 제자리를 되찾아 갔다.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당일 원/달러 환율은 하룻새 30원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후 사흘동안 단계적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투표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지만, 각국 정부의 차분한 대응이 외환시장을 진정시켰다. 브렉시트 직후 열린 ECB포럼에 참석한 각 나라의 중앙은행 수장들이 정책공조를 논의한 부분이 적중했다. 이후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도 시장안정에 한 몫 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하고,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조치를 발표하며 공포의 확산을 차단해줬다.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견조하게 나타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여파와 영국의 탈퇴 과정이 구체적이지 않은 만큼 우려가 재점화될 때마다 외환 시장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달 초 영국에서 부동산펀드 시장 위축 우려와 함께 부동산 펀드가 환매를 중단하자, 원/달러 환율은 10.2원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브렉시트 협상과정이 중장기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이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브렉시트 여진에 따라 일시적으로 달러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원/달러 변동추이 (자료=한국은행)

◇ 글로벌 채권시장은 안정세…국내 채권은 여전히 ‘강세’ =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오자 채권은 일제히 강세(금리하락)를 보였다. 우리나라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하루만에 1.627%에서 1.500%까지 12.7bp 떨어졌고, 3년물 역시 1.249%로 8.9bp 추락했다. 미국 10년물 역시 이날 18.2bp 하락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영국의 EU탈퇴였던 만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까닭이다.

하지만 글로벌 채권은 브렉시트 이전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브렉시트 당시 1.562%에서 이달 8일(현지시각) 1.358%를 찍은 후 지난 24일 기준 1.573%까지 회복했다. 영국 국채 금리도 지난 8일 저점을 기록한 뒤 오름세다.

다만, 국내 채권은 여전히 강세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225%를 기록해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에도 2.4bp 하락했고, 10년물 역시 1.425%로 7.5bp 떨어지며 강세를 보였다.

이는 브렉시트에 따른 여진이 여전한데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IFRS4 2단계 기준에 맞추기 위해 보험사들이 장기 채권을 매입해야하는 상황 때문이다.

윤여삼 KDB대우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추가경정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 강세 요인으로 연결됐다”며 “게다가 정부가 추경에서 오히려 국채를 상환하겠다고 발표한 까닭에 초과수요가 더욱 강해져 올해 남은기간 동안 금리 하향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듀레이션을 급격히 늘려야 하면서 장기물에 대한 초과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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