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23일(현지시간) 소수민족인 시아파 하자라족의 항의 시위 도중 폭발이 발생해 80명이 사망하고 231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폭발 직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계 뉴스사이트가 범행 성명을 내 아프간 당국은 테러로 단정지었다.
아프간에서 IS는 파키스탄 접경 지역인 동부 난가르하루 등지에서 대두됐다. IS가 카불에서 대규모 테러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자라족은 대부분이 아프간에서 소수인 시아파여서 수니파인 IS와 반정부 무장세력 탈레반 양쪽에서 종종 습격의 표적이 된다.
IS계 뉴스사이트 아마크통신은 “2명의 전투대원이 자폭 벨트를 시아파 집회에서 폭발시켰다”고 주장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언론에 이메일을 보내 관여를 부정했다.
이날 시위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을 받아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잇는 전력망 설치 계획과 관련해 정부가 하자라족 주민들이 모여 사는 바미안 지역을 배제했다면서 정부에 변경을 요구하며 벌어졌다. 수천 명의 하자라족이 참여한 만큼 IS의 표적이 되기 쉬웠다. 테러는 23일 오후 2시경 발생했는데, 현장은 도시 지역으로 카불대학과 동물원 등이 근처에 있어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