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조경란·은희경 등, 한국소설 열풍 잇는다… 하반기 기대작 ‘주목’

입력 2016-07-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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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으면서 한국 소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동안 위기를 겪으며 잔뜩 움츠렸던 한국 문학은 기세를 몰아 날개를 펼치고 있다. 한강의 수상 소식 이후 정유정 작가의 신작 ‘종의 기원’이 출간되며 불씨를 지폈고, 7월에만 조정래, 은희경, 한창훈, 조경란, 최은영 등의 신작이 쏟아졌다.

‘태백산맥’,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는 2013년 ‘정글만리’ 이후 3년 만에 장편 ‘풀꽃도 꽃이다’를 출간했다. ‘풀꽃도 꽃이다’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조정래는 이번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교육의 지향점을 제안하고자 했다.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 손자를 보며 3년간 자료를 조사하고 학교와 사교육 현장을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다.

조정래는 연간 40조 원을 넘는 사교육 시장의 병폐에 대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설에는 각종 줄임말과 비속어 등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그대로 등장한다. 특히 조정래는 주인공의 이름인 ‘강교민’에도 의미가 숨어있다며 독자에게 숙제를 안겨주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된 내 손자들이 사교육 시장의 거센 파도에 대책 없이 휩쓸리는 것을 보면서, 이 소설을 쓰는 심정은 아들을 논산훈련소에 데려다주고 돌아올 때의 심정과 그 비감함이 어찌 그리 같은가”라고 집필 소감을 전했다.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을 펴냈던 조경란은 짧은 소설을 엮어낸 ‘후후후의 숲’을 내놨다. 7개월 남짓 매주 한 편씩, 원고지 10매(2000자) 내외 분량의 짧은 이야기 31편을 모았다. 어느 날 문득 토끼로 변한 아버지와 그의 딸이 나누는 평범한 대화를 통해 일상에 묻혀버린 존재의 의미를 묻는 ‘변신’을 비롯해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두루미와 나의 진짜 이야기’ 등이 실렸다. 어렵거나 복잡한, 충격적인 사건 없이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은희경 작가는 여섯 번째 소설집 ‘중국식 룰렛’을 선보였다. ‘새의 선물’,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은희경은 술, 옷, 신발, 사진, 책, 음악 등 우리 삶과 가까이 있는 것을 모티브로 삼아 여섯 편의 단편을 엮었다. 표정을 감추고 살아가는 주인공들과 이들 주변의 사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평이다. 문학평론가 황정아는 “잘 빚어진 소설의 세계는 어떤 완결의 인상을 남긴다. ‘삶이란 바로 이런 것이지’하는 느낌”이라며 은희경의 소설을 극찬했다.

이외에도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한창훈 저), ‘쇼코의 미소’(최은영 저), ‘바람의 사자들’(배미주 저), ‘오빠 알레르기’(고은규 저), ‘이순신의 7년 3’(정찬주 저)이 독자들을 한여름 속 서재로 이끈다. 더불어 하반기 출간이 예정된 작가의 작품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서점에서 독자들을 맞는다. 8월에는 성석제의 신작 소설집, 백민서의 장편 ‘공포의 세기’, 김언수의 ‘뜨거운 피’, 김중혁의 ‘나는 농담이다’가 출간된다. 또 장강명은 10월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12월에는 ‘목성에선 피가 더 붉어진다’를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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