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하락하면 2배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르면 8월 말 출시된다. 2009년 인버스 ETF 출시로 시장이 한 차례 확대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인버스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한국거래소와의 협의를 거쳐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인버스 레버리지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출시된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의 역방향 1배를 추종한다.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코스피 200이 하락할 때 2배 수익률을 내는 형태로 설계된다.
기존에 국내에서는 지수 역방향으로 2배 이상 추종하는 ETF 상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지수의 역방향으로 3배 이상 움직이는 ETF도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서야 금융당국은 ETF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인버스 레버리지 ETF를 허용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09년 인버스 ETF가 상장되면서 ETF 시장 자체는 물론 개인 주식거래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며 “인버스 레버리지 ETF도 새로운 헤지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ETF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유통 물량이 많은 대형사 중심으로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규모가 큰 운용사 중 하나지만 최근 해외 ETF에 주력하고 있어 당분간 인버스 레버리지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가 제대로 거래되려면 유동성공급자(LP)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들을 시장에 끌어들일만한 유인이 없는 운용사는 이 상품이 사실상 시장성이 없다고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실제로 인버스 레버리지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은행 PB센터 관계자는 “국내 ETF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해외에 비하면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라며 “많아야 서너 군데 운용사에서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하겠지만 차별성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헤지 수단으로 삼기엔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