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멜라니아의 연설 일부가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연설과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전날 멜라니아는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찬조 연설자로 나섰다. 슬로베니아 이민자인 탓에 억양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으나 멜라니아는 차분하게 약 15분 간 연설을 이어나갔다. 문제는 멜라니아 연설의 구절 일부가 2008년 오바마 여사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과 매우 비슷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었다. 표절 의혹을 받는 대목은 멜라니아가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서 받은 교훈이라며 말한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니 말한 대로 하고 약속을 지켜라”,“존경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라” 등이다. 이 대목은 오바마 여사가 과거 했던 연설 내용은 물론 사용한 단어와 문장 구조도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8년 전 8월 25일 오바마 여사는 “버락과 나는 많은 가치를 공유하며 자랐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니 말한 대로 하라’‘위엄과 존경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하라’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밖에 “이런 교훈들을 여러 세대에 전달”, “아이들의 성취의 한계는 오직 꿈의 강도와 꿈을 위한 그들의 의지뿐” 등의 표현이 매우 유사하다.
멜라니아 연설에 대한 파문이 확산하자 트럼프 캠프 측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연설 내용은 멜라니아가 삶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을 기록한 것”이라며 표절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멜라니아의 발언을 둘러싼 표절 의혹은 SNS를 통해 확산되며 급기야 이를 풍자한 패러디까지 이어지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소셜미디어에서는 ‘유명한멜라니아트럼프발언(#FamousMelaniaTrumpQuotes)’이라는 해시태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WSJ는 미국 표절탐지업체 ‘터니틴닷컴’이 문제가 된 두 연설을 비교한 결과를 인용해 멜라니아 연설의 6%가 오바마 여사의 연설과 일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블로그에서 미셸과 멜라니아의 연설에서 일치하는 연속된 단어는 최장 23개가 있었으며 서로 다른 두 명이 16개의 같은 단어를 연속으로 우연히 쓸 확률은 1조분의 1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