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5일, 버핏 만난지 25주년 된 날…아버지 같은 존재”

▲빌 게이츠가 5일(현지시간) 워런 버핏과 만난지 25주년 된 날을 기념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 게이츠노츠에 올렸다. 왼쪽부터 워런 버핏, 게이츠의 부인 멜린다, 빌 게이츠. 출처 게이츠노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의 25년에 걸친 우정을 기념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게이츠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인 ‘게이츠노츠(gatesnotes.com)’에 올린 글에서 “대부분 친구와는 언제 만났는지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버핏은 기억한다”며 “1991년 7월 5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버핏과 처음 만난 날짜를 기억하는 이유로 “아내인 멜린다와 나의 삶을 새롭게 바꿀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우정이 시작된 날이었기 때문”이라며 “버핏은 삶에서 간과할 수 없는 두 가지 중요한 일-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웃는 것-을 도왔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처음에 자신과 버핏은 맞지 않는 짝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자신은 기술 ‘너드(nerd, 공부는 잘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고 버핏은 이메일도 사용하지 않는 투자자였기 때문에 친구가 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이츠의 모친이 버핏이 참석하는 자리에 오라고 초청했을 때 게이츠는 “버핏은 단지 종이를 사고 팔 뿐이며 진정한 가치를 창출하지는 못한다”며 “나는 그와 공통된 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설득에 결국 버핏을 만나게 된 게이츠는 이내 그의 통찰력 있는 질문에 빠져들어 몇 시간이나 대화를 나누게 됐다.

게이츠는 블로그에서 자신과 버핏의 우정을 상징하는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우선 게이츠는 자신의 사무실 전화에 2개의 단축번호, 즉 자신의 집과 버핏 번호만을 저장해 놓고 있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과 관련된 업무를 논의하는 것 이외에도 게이츠는 종종 버핏에게 전화를 걸어 각종 문제를 상의하고 조언을 듣는다.

게이츠가 오마하를 방문할 때는 버핏이 항상 공항으로 마중 나온다. 버핏은 종종 빌과 멜린다에게 자신이 흥미롭게 읽은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우편으로 보낸다.

게이츠는 “버핏과 나는 대부분 동등한 친구지만 때때로 그는 나보다 현명하다”며 “그는 나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라고 역설했다.

또 게이츠는 ‘콜라광’으로 유명한 버핏의 식습관도 소개했다. 그는 “버핏은 6세 아이처럼 먹는다. 햄버거와 아이스크림, 콜라를 즐긴다”며 “이것이 그와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이 재미 있는 이유다. 버핏이 나의 집에 머물렀을 때 그가 아침으로 오레오쿠키를 먹는 것을 봤다. 우리 아이들도 보고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워런의 우정에 감사한다”며 “놀라운 25년이었다. 앞으로도 당신과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