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발언대]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행복한 주택임대차 보호법 만들 것

입력 2016-07-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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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새누리당 의원

▲사진=김현아 의원실 제공
20대 국회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그때마다 나는 주저 없이 “주택 임대차 보호법을 고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현행 임대차 보호법은 1981년 민법이 구체적인 조항을 두지 않아서 야기된 주택의 임대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그동안 10여 차례의 개정을 통해 임대차계약기간의 보장과 대항력 확보, 임차보증금 회수의 보장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임대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하자나 분쟁 등 비경제적인 문제점들도 생기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현행 임대차 보호법이 전세 방식을 주된 임차 방식으로 전제하고 만든 법률이라는 점이다. 월세가 전세비중을 초월하면서 이제는 전세 임차인도 월세 임차인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법무부는 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해 경매 시 임차인이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소액 임차인의 최우선 변제금액의 범위와 기준을 확대했다. 서울시의 경우 다른 담보물권자에 우선해 최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소액 임차인의 기준을 1억 원 이하, 최우선 변제 금액도 3400만 원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이미 전국의 주택 평균 전세가격이 2억 원을 넘어섰고, 보증금 1억 원 내외의 주택은 대부분 월세로 전환되고 있어 이 개정 내용을 적용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설사 적용을 받더라도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1억 원 보증금에서 3400만 원밖에 돌려받지 못하는 것인데 세입자들을 충분히 보호한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선 변제금액을 계속 상향할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임대임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하자의 보수나 유지관리 등의 의무, 임대주택의 성능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조차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월세가구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된다. 반전세 등 월세로 전환되면서 주택의 품질이나 하자에 대한 책임과 비용 분담을 둘러싼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기존 임대차 보호법의 개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앞으로는 지불 능력이 있는 중상위층에서도 주택을 구매하지 않고 임차하려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임대인은 강자, 임차인은 약자라는 일반적인 공식도 수정이 필요하다. 월차임을 연체하는 경우, 임차주택을 파손하고도 원상복구하지 않는 경우 등, 애완동물을 사육하는 문제 등 임대차 계약 시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문제로 임대인과 임차인들이 겪는 갈등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

정부가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뉴스테이사업 역시 아직 건설 단계이기 때문에 드러난 문제점은 없지만 기업단위의 임대관리인과 개인 간의 임대차 계약을 어떤 방식으로 규정해야 할지도 남은 숙제이다. 임대관리업 외에 다양한 주거 서비스산업의 육성도 관심 주제이다. 특히 민간 임대주택 시장을 활성화하고 동시에 투명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환경에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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