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인 랜드와 폴란드 즐로티, 멕시코 페소 등 이머징 마켓 통화는 브렉시트 결정 직후 이틀간 5% 이상의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이들 통화는 3거래일간 2% 이상 반등했다. 특히 브라질 헤알의 경우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4% 올랐으며 브라질 증시도 브렉시트 직후 기록한 최저점에서 이날까지 4.6% 올랐다. 중국 상하이증시 역시 저점에서 1% 올랐다.
WSJ는 이같은 신흥시장의 랠리는 글로벌 자금의 이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이 아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이머징 마켓으로 몰리는 이유는 ‘고수익’이라는 매력 때문이다. 신흥시장은 상품시장의 약세로 최근 3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상황에서 저가 매수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신흥시장 밖에 없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리스크의 진원지가 신흥국이 아닌 유럽이라는 점에서 브렉시트발 악재가 신흥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를 무릅쓰는 이유로 꼽힌다.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브렉시트가 멕시코 인도네시아와 같은 이머징 마켓에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느냐를 따져본다면 실질적으로 이들 시장의 투자전망에 아무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불안요소가 있어 신흥국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