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자율운항 선박 개발 청사진 공개…화물 적재 용량 대폭 확대ㆍ빅데이터로 효율적 운영 효과 등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의 자존심 롤스로이스가 새 백년대계를 꿈꾸고 있다. 롤스로이스가 ‘원격 자율운항선박(Remote & Autonomous Ships)’ 개발 청사진을 공개했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현재 롤스로이스의 자동차 부문은 독일 럭셔리 자동차 업체 BMW 산하에 있다. 일명 ‘드론선박’ 구상을 선보인 롤스로이스는 항공기와 선박 엔진, 해양 플랜트 등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다.
오스카 레반더 롤스로이스 해상혁신 부문 부사장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자율운항선박 심포지엄에서 “이미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자율운항 선박과 관련된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우리는 오는 2020년까지 이런 선박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롤스로이스는 이미 자율운항 관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이미 핀란드에서 다양한 기후 조건을 설정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율운항 관제 시스템 개발에는 660만 유로(약 84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17년까지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드론 비행기, 자율주행차 등에 적용된 기술이 자율운항 선박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롤스로이스는 전했다.
롤스로이스가 최근 공개한 ‘원격 자율운항선박-다음 단계’ 백서는 개발의 향후 초점이 신속한 상용화를 위한 안전성 확보와 해상보험 적용 문제 등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백서에는 관제실에서 사람이 조이스틱을 이용해 복잡한 항만에서 선박을 대는 모습이 담겼다. 배에 장착된 센서들이 원격조정과 관련돼 장애물 등 정보를 전달한다.
바다로 나아가면 선박은 위성 연결과 센서 등을 통해 완전히 자율운항할 수 있다. 다만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 롤스로이스는 선박에 두 명의 선원을 태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격 자율운항 선박이 상용화되면 선원들을 태우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 공간이 사라져 화물 적재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아울러 방대한 데이터가 수집되기 때문에 선사들이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자사 선단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롤스로이스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다른 산업에서 그랬던 것처럼 해상에서도 파괴적 혁신을 창출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며 “자율운항선박과 같은 스마트 선박이 혁명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역설했다.
비록 소속은 다르지만 롤스로이스 자동차도 지난 17일 모회사 BMW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자사 첫 자율주행차 ‘103EX’를 공개했다. 운전대가 없고 인공지능(AI) 비서 기능을 갖췄으며 완전히 전기로 주행하는 것이 새 콘셉트차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