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 매도가 아닌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소로스 측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소로스는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영국 파운드를 매도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그가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장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 덕분에 다른 투자 분야에서 이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지난 20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영국 국민이 브렉시트 현실화의 대가를 과소평가해 국민투표 결과가 EU 탈퇴로 결론이 날 경우 미국 달러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과거 1992년 ‘검은 수요일’ 때보다 더 큰 하락폭인 20%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경고대로 달러 대비 투표 결과가 발표됐던 24일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0% 추락해 3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로스는 1992년 9월 파운드화를 투매해 영국 정부가 유럽 환율 메커니즘을 탈퇴토록 한 장본인이다. 당시 파운드 약세 베팅으로 소로스는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소로스는 지난 25일에도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서 브렉시트 혼란으로 세계 경제가 지난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제 많은 사람이 두려워했던 파멸적 시나리오는 현실화됐다”면서 “영국이 EU와 길고 복잡한 정치·경제적 이혼협상을 벌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