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과했나…솔라시티 인수 추진에 테슬라 주가 10% 폭락

입력 2016-06-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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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22일(현지시간) 10% 넘게 폭락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폭은 14%로 더 늘어났다. 이날 테슬라 주가 폭락의 배경에는 전날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태양광업체 솔라시티 인수 추진 선언에 있다.

전날 테슬라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솔라시티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인수가는 21일 종가에 21~30%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26.50~28.50달러로 인수 규모는 최대 28억 달러에 달하게 된다. 솔라시티는 머스크가 창업한 태양광 에너지업체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솔라시티를 테슬라의 자회사로 편입시켜 세계 유일의 수직통합 에너지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솔라시티 주요 사업인 태양광 패널과 연계해 쓸 수 있는 배터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인수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머스크는 두 회사의 회장이자 최대 주주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양사의 인수·합병(M&A)은 양쪽 모두에게 피해가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사의 수익성을 지적했다. 현재 솔라시티와 테슬라 모두 수익보다는 투자와 지출이 더 크다고 WSJ는 지적했다. 특히 솔라시티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12개월간 솔라시티의 기업가치는 60% 넘게 증발했다. 이날의 주가 흐름도 솔라시티의 낮은 가치를 증명한다는 평가다. 이날 솔라시티의 주가는 3.26% 상승한 21.88달러에 마감했다. 장 후반 들어 상승폭이 좁아지면서 테슬라가 제시한 인수가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마감한 것이다.

합병될 경우 두 회사의 기업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솔라시티의 현재 CEO는 머스크의 사촌이며 양사의 이사진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즉 합병회사의 조직 체계가 경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ARK투자운용의 샘 코러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제안이 탐탁지 않다”면서 주주총회에서 솔라시티 인수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솔라시티 투자기관인 에스플래나드캐피탈의 션 크라베츠 펀드매니저도 “시장은 이번 인수안을 확실히 싫어한다”면서 “상징적인 관계가 될 수는 있으나 사촌끼리는 결혼해서는 안 되는 이치와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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