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적발, 대리급 직원이 2억6000만원대 굴리기도
한국예탁결제원 일부 직원들이 차명 계좌로 몰래 주식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321개 공공기관 가운데 직원 연봉이 1억491만원에 달해 ‘연봉킹’을 차지한 바 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검사보고서에 따르면 예탁결제원 직원 4명이 2004년부터 2015년 사이 가족 명의 미신고 계좌로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를 하다 적발됐다.
예탁결제원 임직원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식 등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할 때 반드시 본인 명의로 된 계좌 하나만 등록하고 매매 내역을 분기별로 신고해야 한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예탁결제원 A 부장은 2004년 12월부터 2015년 9월 1일까지 11년 가까이 미신고 계좌를 이용해 최대 9900만원 투자 원금으로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A 부장은 금감원이 지난해 8월 24일 예탁결제원에 대한 종합 검사를 착수했음에도 미신고 차명 계좌를 이용한 거래를 지속했다.
적발된 이들 가운데 가장 직급이 낮은 B대리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9월까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258일에 걸쳐 최대 원금 2억6000만원을 굴렸다. C차장과 D차장은 각각 최대 투자 원금 6800만원, 8600만원을 들고 2011~2015년, 2004~2012년 차명 계좌로 거래하다 적발됐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이번 사건을 심리하고 B대리, A부장, C차장, D차장에게 각각 2250만원, 2000만원, 620만원, 1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의결했다. 이들에 대한 제재안은 오는 22일 열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확정된다.
금융위원회 산하인 예탁결제원은 2014년까지 평균 연봉이 1억69만원으로 2위였으나 작년 평균 연봉이 4.2% 올라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7일 사측이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함에 따라 노동조합이 이사회 결의 무효 가처분 신청과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