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유리 사옥의 태양광 때문에 인근 주민들에게 소송을 당한 네이버가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1심에서는 주민들이 일부 승소를 거뒀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조한창 부장판사)는 17일 경기도 성남시 주민 신모 씨 등 73명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본적으로 "신 씨 등이 거주하는 곳은 중심상업지역으로, 그 지역 상가에 네이버 본사와 같은 건물이 생길 것으로 예상 가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네이버가 불법행위로 인해 부담해야 할 배상책임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문제의 거주지역 B, C동 주민들은 커튼 없이 불편함 없이 지내는 것을 확인했고, 의도적으로 광원을 쳐다보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감정인의 의견에 따르면 일조 방해의 경우 하루 최소 4시간은 일조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 아파트는 문제가 되는 시간이 하루에 1~3시간 정도고 생활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커튼, 블라인드 등을 통해 차단하면서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씨 등은 2003년부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그린 팩토리) 사옥 인근에 위치한 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2005년 지하 7층, 지상 28층 규모의 네이버 사옥이 들어선 뒤 이 건물 통유리 외벽에 반사된 햇빛 때문에 조망권, 천공권, 사생활 침해, 야간조명과 태양광 반사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35억 4221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네이버 측이 다른 재질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통유리 건물을 지은 만큼 소송을 낸 주민 1인당 위자료 500만~1000만원을, 손해배상액 128만~653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