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브렉시트 불확실성 고조…선진국 국채에 투기 광풍

입력 2016-06-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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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국채 시장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적인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본 장기금리의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일(현지시간) 한때 -0.155%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오전에 -0.14%로 지난 4월 21일 기록했던 직전 사상 최저치 -0.135%를 경신하고 나서 하락일로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20년물 금리도 0.19%로 사상 처음으로 0.2% 밑으로 떨어졌다.

일본 뿐만이 아니다. 영국 국채(길트) 10년물 금리는 전날 1.218%,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금리는 0.023%를 각각 기록해 모두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영국 국채 50년물 금리는 2% 아래로 떨어졌다. 영국 50년 만기 국채를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영란은행이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이자를 받으며 50년간 자금을 묻어두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23일)가 다가오는 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5~16일) 정례 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금이 조금이라도 안전한 도피처를 찾아나서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계속 치솟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최근 민간 싱크탱크 ‘영국이 생각하는 것(What UK Thinks)’에 따르면 5월 27∼6월 5일 실시된 6개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을 제외한 기준으로 환산해 취합하니 브렉시트 찬성이 51%, 반대가 49%로 나왔다. 지난달 12일 이후 처음으로 브렉시트 찬성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5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증가폭이 예상외로 저조하게 나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당초 방침을 접고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다 주요 선진국의 국채 수익률이 제로(0)나 마이너스권으로 주저앉으면서 아직 수익률이 플러스인 장기 국채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장기 금리는 세계적으로 연동되기 쉽다”며 “해외 시장 금리 하락이 각국으로 파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단순히 자금 흐름 만의 문제라면 전형적인 국채 버블로 진단 내릴 수 있지만 세계 경제 전망 악화가 상황을 꼬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 큰 문제로 주요국 중앙은행에 더 이상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은행은 다음 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연다. 올들어 80조 엔의 속도로 장기 국채를 시장에서 사들이고 있으며, 10일에도 1조2000억 엔 규모의 장기 국채를 매입했다. 금리도 이미 마이너스권이다. 일본은행은 금리 수준을 불문하고 대량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상관없이 금리 하락 압력이 걸리기 쉬운 상황이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경기 침체로 충분히 설명이 된다지만 투자 수익률이 어느 정도까지 떨어질 것인지는 문제다. WSJ는 이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현재의 수익률은 많은 다른 자산이 회복되더라도 혹독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채 가격은 지난해 미니 버블이 재연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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