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도박 ‘브렉시트’] 노심초사하는 반대파…“EU 잔류는 영국 국익 지키는 것”

입력 2016-06-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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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총리ㆍ오스본 재무 등 정치생명 걸려…기업계ㆍ문화계 인사 브렉시트 저지 총출동

▲왼쪽부터 사디크 칸 신임 런던 시장,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설립자.

영국이 계속 유럽연합(EU)에 잔류해야 한다며 ‘브렉시트(Brexit)’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 등 현 정부 사령탑부터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과 같은 경제계 인사,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인 키이라 나이틀리와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드 로 등 사회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이 브렉시트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달렸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2월 영국의 잔류를 조건으로 EU로부터 이례적인 양보를 받아냈다. 그러나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궁지에 몰리게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해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캐머런 총리를 측면 지원했다. 지난달 일본 이세시마에서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영국이 EU에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찬성파들에게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다. 영국 재무부가 최근 브렉시트에 따른 자국 경제의 장·단기 리스크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는 등 EU 잔류파의 선봉에 오스본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유통 메이저업체 마크앤스펜서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스튜어트 로즈 경은 브렉시트 반대 운동을 대표하는 단체 ‘유럽 안에서 더 강한 영국(Britain Stronger in Europe)’을 이끌고 있다.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은 “EU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안보, 유럽은 물론 전 세계와의 교역, 범죄와 테러로부터의 보호 등에서 이득이 있다”며 “잔류가 영국의 국익을 지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브렉시트 찬성파로 꼽혀왔으나 캐머런 총리가 EU로부터 개혁 약속을 받아낸 뒤에 입장을 바꾸었다.

지난달 런던 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파키스탄 이민자의 아들 사디크 칸도 EU 잔류를 옹호하고 있다. 그는 야당인 노동당 소속이지만 지난달 30일 캐머런 총리와 함께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칸은 “EU라는 단일시장 체제 하에 있는 것이 런던에 필수적”이라며 “런던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인 이유는 열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문화와 사상을 기꺼이 포용하고 배운다”고 말했다.

괴짜 경영인으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설립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의 아버지는 독일과 싸웠다. 1차 세계대전에서는 할아버지가 그랬으며 증조부도 이전 전쟁에 참전했다”며 “EU는 이런 전쟁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영국이 EU와의 관계를 끊는다면 매우 슬픈 날이 될 것”이라며 “EU 붕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컴버배치와 영국 패션업계 대모로 꼽히는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트레인스포팅을 연출한 영화감독 대니 보일 등 문화계 인사 282명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브렉시트 반대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문화산업이 영국에서 180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영화와 음악 기타 예술작품 등의 수출 규모는 180억 파운드에 이른다”며 “EU로부터의 자금조달이나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이 없다면 이런 성과도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영국이 EU에 남으면 강해지는 것은 물론 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해질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문화산업이 심각하게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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