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진행되는 가운데 유럽 전역에서 EU 체제에 대한 호감도가 추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4월 4일~5월12일 EU 10개 회원국 1만4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EU를 호의적으로 바라본다는 응답자는 전체적으로 51%에 그쳤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영국인의 EU에 대한 호감도는 44%였고 프랑스는 38%, 그리스는 27%로, 영국보다 EU에 대한 호감도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10년 새 EU에 대한 호감도는 대부분 국가에서 급락했으며 심지어 거의 반 토막 난 국가도 있다. 영국에서는 2004년 54%였던 호감도가 이번 조사에서 44%로 떨어졌고, 프랑스는 2004년 69%에서 올해 38%로 절반 가까이 추락했다. 80%에 달했던 스페인의 EU 호감도는 47%로 급락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78%에서 58%로 하락했다. 연령대로 봤을 때 대체로 연령이 낮을수록 EU에 호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에서는 특히 18∼34세 응답자와 50세 이상 응답자 간 지지율 격차가 25%포인트에 달했으며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도 19%포인트, 16%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다른 유럽 국가들의 EU 탈퇴가 잇따라 EU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퓨리서치는 “EU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은 영국인들만이 아니다”면서 “EU의 이미지와 위상이 최근 유럽 전역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고 평가했다.
최근 영국 각종 현지 여론조사 결과는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그간 영국의 EU 잔류 여론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브렉시트 찬성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야말로 뚜껑을 열기까지는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오게 됐다.